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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나온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진영균 교보문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불경기 영향으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작품성은 보장된 스테디셀러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간들은 가격이 싼 편이다. <원씽>은 10년 전 가격인 1만4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은 2013년 개정판 가격인 1만3000원을 그대로 받고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7200원에 팔린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신간의 평균 정가는 1만7869원이다. 만화책을 제외하면 1만9000원이 넘는다.
출판계에서는 읽을 만한 신간이 없다는 점과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이 구간 인기를 부채질했다고 분석한다. 김미란 비즈니스북스 편집인은 “작년 말부터 신사임당, 자청, 켈리 최 같은 자기계발 분야 유튜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으면서 판매가 확 늘었다”며 “원씽은 올해만 20만 부 넘게 출고됐다”고 말했다.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에서도 원고들이 밀리며 좋은 신간이 줄었다”며 “그래서 읽을 만한 신간이 없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들은 구간의 안정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신간을 펴낼 힘을 얻는다. 구간의 인기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구간들이 베스트셀러를 점령하는 현상은 신간을 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한 출판사 편집장은 “구간 덕분에 작년과 올해 잘 버텼다”면서도 “많은 신간을 냈는데도 몇 년 전 낸 구간보다 관심을 못 받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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