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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노린 공개매수에 나선 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마이클 김은 김병주 회장의 영어 이름이다. MBK는 ‘Michael ByungJu Kim’의 약자다. 답을 바라는 질문이 아니다. 세 가지 의미가 녹아 있다. 첫째,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 둘째, 미국인 김 회장이 한국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 셋째, 혹시 우리가 모르는 수(手)가 있는 것 아니냐.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전례 없던 대기업 대주주를 향한 초대형 사모펀드(PEF)의 포격은 불발로 끝났다.
김 회장은 정말 무슨 생각이었을까. 미국 자본시장 관점에서 이번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볼 필요가 있다.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기간에 미국에선 두 건의 인수 제안 소식이 전해졌다. 부동산 투자회사 아크하우스 연합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Macy’s)를 58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회사 측에 제안했다. 메이시스 이사회는 검토에 들어갔고, 인수자 연합은 실사를 허용하면 인수 가격을 높일 의향을 피력했다.
US스틸 이사회는 올해 여러 건의 인수 제안을 검토해야 했다. 경쟁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에스마크가 각각 73억달러, 100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은 너무 싸다고 판단해 거부했다. 이사회는 지난 18일 141억달러를 제시한 일본제철의 제안이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올해 포브스 기준 한국 자산가 1위에 오른 김 회장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미국인이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수년간 불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튜어드십 코드, 행동주의 바람을 과대평가한지도 모르겠다. 결국 대주주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앞세웠지만 미국과는 결이 다른 한국식 지배구조를 간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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