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해 한국앤컴퍼니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개매수가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참여율로 실패하자 그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공격 전략도, 상대방의 방어에 대한 대응 전략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애초부터 성공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42%에 달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 등을 우군으로 확보해 장내에서 지분을 확대했다. MBK파트너스는 “대항 공개매수라는 방법이 있음에도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이는 건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시세조종”이라는 논리로 반격에 나섰지만 조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내에서 지분을 늘렸다.
한 대형 로펌의 M&A 전문 변호사는 “이번 공개매수를 올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맞붙은 카카오와 하이브 사례에 비춰 보는 시각이 있지만 제3자들의 분쟁과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기존 오너 일가의 상황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매수 기간 내내 주가와 상관없이 꾸준히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인 조 명예회장의 시세조종 의도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명분 싸움에서 밀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등 공격 측은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조 명예회장 등 한국앤컴퍼니 측은 “평생 일군 기업을 사모펀드에 빼앗길 순 없다”고 대응했다.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직전 3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1만2887원)에 프리미엄 55.2%를 붙여 최초 공개매수가(2만원)를 설정했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시작 전 이상급등해 공개매수 시작일 직전 영업일 종가(1만6820원)와 비교하면 프리미엄이 18.9%에 불과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한 차례 인상까지 했음에도 시장의 기대보다 공개매수가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배경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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