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2일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출하량을 계속해서 늘리는 데다 감산 확대에 따른 원가 효율화가 올해 2분기부터 실적에 드러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신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2조4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실적 추정치에 대해 "삼성전자가 주로 메모리 매출 극대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반도체(DS) 부문 영업손실이 전분기 3조7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하는 것에 기반한다"며 "다만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 감소로 모바일경험(MX) 부문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경쟁사에 일부 제품 점유율이 역전당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대응 전략은 출하 집중이었다"며 "전분기의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4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기준 출하량)는 27%, 낸드는 41%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판가 인상 이전에 서둘러 판매에 집중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며 "영업이익률의 경우, D램은 13%로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지만, 낸드는 마이너스(-)32%로 손실 구간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D램 감산폭을 줄여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감산 폭은 35%에서 올해 1분기 15% 수준까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분기부터 감산폭 축소에서 오는 고정비 분배 및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며 "2021~2023년의 3개년 주주환원 계획이 종료된 가운데, 이러한 실적 개선 가시성 회복에 기반한 신규 주주환원 정책은 1월 말 실적설명회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