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이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된 것이다. 이로써 1964년 창립한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2세 경영을 넘기지 못한 채 6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4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이날 확정했다.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지만 홍 회장 측은 그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했다"며 계약대로 주식을 넘기라며 소송을 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고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해주기로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양측을 모두 대리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홍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양측이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인정했다.
홍 회장 측이 불복했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한편 새 주인이 된 한앤코는 주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뒤 성장시켜서 되파는 '바이아웃' 형태의 전형적인 사모펀드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아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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