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저축 여력 양극화…10명 중 6명은 대출 중도상환"

입력 2024-01-04 11:11   수정 2024-01-04 11:15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가계 저축 여력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출을 보유한 사람 10명 중 6명은 중도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가계 재정 양극화… 투자 심리는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가구 소득은 2022년보다 22만원 증가한 511만원으로 집계. 이 중 절반은 소비·지출에 사용했다. 저축·투자는 소득의 20% 남짓만 가능했다.

월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큰 소비자는 응답자 중 28%를 차지했다. 지난해(25%)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반면 소득의 3분의 1이 채 남지 않아 저축 여력이 낮은 소비자(35%)또한 지난해와 같은 비중으로 증가해 가계 재정의 양극화 상황을 드러냈다.

대출을 보유한 경우 중도 상환을 하려는 의지가 컸고, 빚투 혹은 영끌을 통한 자산 증식보다는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의향(36%)이 1.3배 이상 높았다.

금융 소비자들은 향후 1년은 기존 거래 중심으로 안정성이 높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1년 내로 금융상품에 가입할 의향은 기존 거래자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원금 보장 위주의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도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1년 내로 투자·신탁 상품 가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 중 39%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6개월 이하 단기, 10만원 미만 소액 투자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달리 향후 1년은 36개월 장기 운용 의향이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적립액 또한 30만원 이상으로 증액할 의향을 보였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 가상자산의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는 등 금융소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비 부머 세대 모바일 이용률 80% 넘겨
보고서는 금융업권의 모바일 채널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금융 이용이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 세대별 거래율에서 시중은행은 이미 100%에 가까운 소비자가 모바일 거래를 이용하고 있어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거래율이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 출생)의 인터넷은행 거래율(66%)은 지난해보다 11%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핀테크 거래율(88%) 또한 8%포인트 삿승하며 다른 세대보다 상승폭이 월등히 높았다. 모바일뱅킹이용률 역시 80%를 넘기며 다른 세대와의 차이를 좁혔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크고 금융거래의 로열티가 높은 집단”이라며 “이들의 모바일 활용도가 커졌다는 것은 시장 내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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