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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다. 알리의 가입자 수가 벌써 600만 명을 넘었다.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커머스 플랫폼인 판둬둬의 자회사 테무는 지난해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개월 만에 7배 급증했다.
알리와 테무의 한국 시장 공세가 본격화된 건 지난해부터다. 알리는 2018년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다가 팬데믹을 거치며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싼 게 비지떡이라는 중국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위협적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
중국 빅테크는 2016년 알리바바가 동남아시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22년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고, 테무가 미국에 상륙했다.
빅테크들을 입맛대로 길들인 중국 정부로서도 디플레이션 위기를 벗어나는 데 e커머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알리와 테무가 열심히 해외로 물건을 보낼수록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중소 공장들의 가동률도 올라간다. e커머스의 해외 영토 확장은 물류산업의 글로벌화에도 맞닿아 있다. 알리바바만 해도 차이니아오라는 물류 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알리의 한국 직구 시장 확장은 이 같은 해외 전략의 연장선에서 봐야 한다. 그들 입장에서 한국은 좋은 시장이다. 이미 수십 개의 토종 e커머스가 경쟁 중인 곳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커질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와 빅테크는 엄청난 인공지능(AI) 역량도 갖추고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도 중국에선 ‘애들 장난 수준’이라고 할 정도다.
이런 중국의 빅테크들이 한국을 시험 무대로 택했다. 한국의 토종 e커머스가 해외 진출은커녕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가칭) 등과 같은 규제의 칼날에 떨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부럽고, 두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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