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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국립순천대에서 만난 이병운 총장은 “글로컬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모방’은 필요 없었다”며 “가장 우리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믿음으로 ‘담대한 혁신’을 해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중에서도 국립순천대는 이주호 부총리가 글로컬대학 발표 후 처음 방문한 대학이다. 당시 “지역 내 기업 육성을 대학 비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극찬받기도 했다.
순천대는 전남 지역 특화 산업인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를 중점 분야로 선정했다. 세 개 분야의 캠퍼스를 각각 구축해 관련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1~2학년 때 기초 분야를 교육하고, 3학년 때는 특화된 캠퍼스에서 전문 교육을 제공한다. 졸업 학년인 4학년 때는 지역 내 고흥스마트팜혁신밸리, 순천글로벌웹툰센터, 고흥 우주항공 클러스터(예정)와 연계해 공동 교육 및 연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기업과의 연계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순천대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 500개 이상 지역 내 기업과 협력한다. 이 총장은 “지역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인재 부족”이라며 “총 500여 개 지역 기업이 1년에 한 명 이상의 순천대 인재를 영입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는 대신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이 총장은 “기업당 약 1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제공받아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이 ‘순천 토박이’인 것도 글로컬대학 선정에 한몫했다. 이 총장은 국립순천대 사상 최초 자교 출신 총장이다. 재학 당시에는 학과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 총장은 “국가 산업단지를 보면 ‘우리 학생들도 연결해 취업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한 가장 큰 목표는 정주율을 높이는 것이다. 순천대 조사에 따르면 순천대 학생들이 졸업 후 지역에 정주하는 비율은 약 45%에 불과하다. 전북권과 광주권 대학이 각각 13~15%, 25~30%에 그치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낮다는 판단이다. 목표는 80%다. 이 총장은 “일자리 문제가 지역에서 해결되면 정주율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 대학 관련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각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부총장제를 운영하고 싶었지만 현행법상 부총장은 대학 소속 교수만 가능하다”며 “산학협력 중점교수 제도 역시 수업 시수 확보 등 조건이 까다로워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고 했다.
순천=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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