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과 현실 간의 괴리를 이용하라.”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퍼지면서 유망 투자처로 떠오른 채권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금리 인하 시기엔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채권이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투자 상품은 이자 수익에 더해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대감에 채권 관련 투자 상품을 사들이지 말고 진입 시점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는 지난달까지 하락세였던 채권 금리가 이달 들어 일부 반등한 까닭이다. 지난 5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034%였다. 지난달 28일(3.816%)에 비해 5.7% 올랐다. 30년물 금리는 4.18%로 지난달 말에 비해 5.2% 높았다. 전날 미국 고용지표 중 하나인 ADP 전미 고용보고서의 12월 민간부문 고용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집계된 영향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앞서 고용시장과 물가상승률 등이 둔화할 경우 금리 인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런 시기에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투자 상품은 미 장기채 가격을 추종하는 ETF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한국은 이미 기준금리가 미국에 비해 낮은 연 3.5%여서 금리가 내려갈 여지가 미국에 비해 크지 않다”며 “이 때문에 국고채보다 미국 국채 가격을 추종하는 ETF를 찾는 사람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은 잔존 만기가 길수록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채권 관련 ETF 중 미국 장기채 ETF의 수익률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리 인하 기대만 믿고 섣불리 미국 장기채 상품에 올라타선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 말부터 기대가 반영된 만큼 일부 투자 상품 가격엔 ‘거품’이 끼었을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관투자가는 최대 7회가량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Fed와 시장의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격차가 좁혀지기 전까지는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물가지표 등을 고려할 때 Fed의 금리 인하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은 작다”며 “주요 금리가 반등했을 때 채권이나 관련 투자 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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