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9일 농심의 목표주가를 51만원,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모두 유지했다. 북미 법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지만, 올해 현지 마케팅 성과가 가시화되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강은지 연구원은 농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4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2.9% 오른 523억원으로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각각 2.2%, 9.1% 밑도는 수치다.
그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북미 법인의 수익성이 하락한 점을 꼽았다. 강 연구원은 "농심은 지난해 현지 코스트코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신라면 골드' 월마트 입점을 확대했다"며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의 경우 안성탕면 순하군, 빵부장 소금빵·초코빵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고정비 사용 증가에 따른 영업익 확대)가 발생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장기근속 기념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투자증권은 농심의 북미 수익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북미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11%, 2분기 10.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이는 판촉 프로모션 지연 등 일시적인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지출이 정상화된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8.9%, 4분기 8.6% 수준"이라며 "올해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케팅 강화의 성과로 북미에서 제품 출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농심은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를 공략하며 북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남미 진출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미국 2공장 출고 물량 증가, 3공장 증설 가시화가 주가 상승의 주요 기점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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