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덕은 SK하이닉스만?…멀어지는 '8만전자'의 꿈

입력 2024-01-09 15:57   수정 2024-01-09 16:06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8만전자'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것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힘을 잃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증권사 추정치를 밑돌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800원(2.35%) 내린 7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초반 한때 7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오전 11시께 하락 전환한 뒤 반등에 실패했다. 시가총액은 전날에 비해 약 10조5078억원 줄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잠정)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1% 줄어든 6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를 밑도는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당초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0조3601억원, 3조7441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날 발표된 4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각각 3조3601억원과 9441억원을 밑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4.92% 감소한 6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58조1600억원으로 14.58% 줄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2008년(6조319억원) 이후 처음이다. 연간 영업이익도 증권가 컨센서스(7조4886억원)를 13%가량 밑돌았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반도체 재고가 먼저 소진되며 환입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LSI)에서도 실적 회복이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삼성전자 주주는 종목토론방에 "전날 미국 증시가 올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며 "주가가 7만원 후반까지만 버텼으면 좋겠다"고 썼다. 또 다른 주주는 "실적 발표 전 7만8000원에 대부분 매도했다"며 "7만3000원까지 밀릴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 관련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1.03% 오르며 희비가 엇갈렸다. 현재 양사는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배경은 뉴욕 증시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엔비디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4'에서 가정용 AI 칩을 공개한 엔비디아가 6.4% 오른 가운데 AMD(5.4%), 마이크론(1.8%) 등 AI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HBM의 경우 경쟁사와 가격 협상 기간도 다르고 목표한 대로 갈 뿐"이라며 "어떤 회사가 케파(생산능력)를 얼마나 따라오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우리가 잘하는 걸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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