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다가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는 한 치킨집 점주의 하소연이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러한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전화로 어떤 아주머니께서 아이들 3명이 장애인이고 기초 생활 수급자인데 돈이 없어서 애들이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데 좀 보내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며 "지원금이 곧 들어오는데 돈이 들어오면 이체해주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많이 바쁜 상황도 아니어서 해드릴 테니까 가게로 오시라고 했다. 아들이 가지러 왔고, 콜라 큰 것도 넣어서 치킨 두 마리를 해드렸다"며 "장사 초반에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주며 장사하자고 남편이랑 얘기했었다. 남편이나 저나 어릴 때 아주 가난해서 힘드신 분들이 우리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을 것 같았다"고 적었다.
그는 "그 아주머니께 전화해서 음식을 그냥 드릴 테니 한 달에 한두 번 아이들이 치킨 먹고 싶다 할 때 전화하시라 배달로 보내드리겠다 했다"며 "그랬더니 감사 인사를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별 반응 없이 '네~'하고 전화를 끊으셨다. 혹시 자존심이 상하시거나 상처받으셨나 라면서 기분이 아주 찜찜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그 아주머니한테서 다시 전화가 왔는데, 이번에는 자기 막내아들이 아픈데 병원 갈 돈이 없다면서 3만원만 빌려달라는 것.
이에 A씨는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일면식도 없고 모르는 분인데 돈을 빌려 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시라 했더니 그냥 전화를 확 끊으셨다"며 "좋은 일 하려다 마음을 닫게 됐다. 사장님들 같으시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냐. 돈을 빌려드렸겠냐"고 토로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하나를 주면 그대로 받아주면 좋을 텐데 그 이상을 바라니 참 어렵고 망설여지더라", "저였으면 치킨도 안 줬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못된 분들이다. 사장님 꼭 복 받으실 거다" 등 반응이 나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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