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판매가를 전격 인하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물은 시초가보다 4.12% 하락한 배럴당 70.7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11월 16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도 3.35% 내린 76.12달러에 거래됐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는 전날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전 지역의 중동원유 공식판매가(OSP)를 배럴당 2달러 이상 낮췄다. 중동원유는 미국 WTI와 경쟁 관계인 유종이다. 벤치마크 대비 아시아 공급 가격은 27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사우디가 감산을 완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노력에도 미국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은 물론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다른 OPEC 회원국까지 앞다퉈 원유 생산을 늘렸다. 유가는 떨어졌고, 사우디는 시장만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도 높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원유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겠지만 시장에선 이를 경기 둔화의 분명한 신호로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시장은 지난주 10개월 만에 최고 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한 주간 시장에서 WTI와 브렌트유 선물 공매도는 약 6만1000건 늘었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북아프리카 산유국인 리비아의 원유 생산 중단으로 하락세는 완화됐다. 리비아국영석유공사(NOC)는 지난 7일 리비아 엘샤라라 유전 주변에서 벌어진 시위 때문에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 한 마을에서 위삼 하산 알 타윌 헤즈볼라 사령관을 사살하는 등 전선을 넓히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