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 만드는 시대 지났다"…현대차 '핵심'으로 부상한 조직

입력 2024-01-12 09:58   수정 2024-01-12 10:14

"소프트웨어 조금 뒤처졌지만 열심히 해서 따라잡을 수 있다."(신년사)
"자동차에 IT(정보기술)를 많이 접목한 건 안전을 위한 것이다."(CES 2024)


이처럼 올 초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IT나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 드라이브 행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SDV 핵심 기술을 중점적으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요응답형 셔틀 '셔클', 자율주행 플랫폼 'TAP', 로보택시 등 SDV 기반의 실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했다는 자성과 함께 SDV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조차 CES 현장에서 "자동차 회사가 언제까지 차만 만드나. 그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말할 정도.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CES에서 SDV 핵심 기술과 현재의 실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실제 판교에서의 주행 장면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동작 구조를 구현하기도 하고, 핵심 안전 기능인 제어기가 고장이 나도 다른 제어기를 작동시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도 표현했다.

이 밖에 현대차의 SDV 운영체제(OS), 자율 주행 고도화 시스템, 사이버보안 및 주행 제어 기술, 대화형 AI 비서 등의 핵심 기술도 영상으로 보여줬다.

포티투닷, SDV 핵심으로 부상...삼성전자와 협업도
CES에서 표현된 영상물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42dot)이 협업해 만들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SDV 개발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SDV 본부 사장이 현재 포티투닷 대표를 겸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올해 현대차그룹의 SDV 핵심 센터로서 더욱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조직의 긴밀한 연결을 위해 포티투닷, CTO, GSO SDV 본부로 나뉘어있던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해 하나의 R&D 조직으로 합친다는 복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 신설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던 사내 분위기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 조직의 수장으로 송창현 사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 영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CES에서도 포티투닷은 삼성전자와의 협업 계획을 밝히면서 SDV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 포티투닷은 삼성전자가 최신 시스템온칩(SoC)이 적용된 엑시노스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면 이를 활용해 SDV 플랫폼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송 사장은 CES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관련) 시작 단계지만, 빨리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이미 방향을 이미 내부에서 다 세워놨기 때문"이라며 "좋은 테크 엔지니어들을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협력 업체들을 잘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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