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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연기됐지만 NASA는 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빌 넬슨 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는 세계적으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며 “불가능해 보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를 발판 삼아 3·4·5호까지 잇달아 발사해 테라포밍(지구 외 다른 천체에 거주 환경을 조성하는 것) 시대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아르테미스 1호는 2022년 임무를 완수했다. 유인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가 부착된 인간 모형 마네킹 ‘무네킨 캄포스’를 로켓에 싣고 발사해 유인 탐사 시 안전성과 우주선 기능 검증을 마쳤다.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은 우주비행사 네 명을 태워 달 궤도에서 시험 비행을 하는 것이다. 유인 달 착륙 전 달 주변을 비행하면서 신체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6년 9월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 발사 때는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가 발을 디딘다. 관건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스타십 HLS를 궤도에 투입하는 것이다. 스타십 HLS는 인류를 달에 안전하게 착륙시킨 후 다시 이륙할 수 있게 해주는 우주선이다. 큰 배와 작은 항구를 연결하는 바지선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첫 여성과 유색 인종 우주비행사를 포함한 네 명의 비행사를 실은 오리온이 달 궤도를 공전하는 우주정거장 루나게이트웨이에서 스타십 HLS와 도킹한다. 이후 두 명의 비행사가 스타십 HLS로 갈아탄 뒤 달의 남극에 착륙한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건설 중인 루나게이트웨이는 다양한 우주선이 달에 가기 전 머무는 중간 정거장 역할을 한다. 현재 지구 저궤도에서 운항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훨씬 더 발전된 형태로 달 근처에 생긴다고 보면 된다.
남극에 가는 이유는 영구동토층의 얼음을 탐사하기 위해서다. 얼음을 물로 만들어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산소는 우주선에 보급할 수 있다. 달 남극에 착륙하는 비행사는 6~7일을 달 표면에서 보내고 최소 2회의 선외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후 스타십 HLS는 달을 떠나 달의 궤도에서 대기하는 오리온과 재도킹한 다음 지구로 귀환한다.
2028년 발사가 예정된 아르테미스 4호는 통신, 발전, 방사선 차폐 등 달 표면에 인간을 상주시키는 데 필요한 기지를 만든다. 루나게이트웨이와 달 기지를 오가는 HLS 시스템이 완성되고 나면 이후 우주비행선은 루나게이트웨이까지만 간다. 우주비행선이 달에 착륙하고, 다시 달의 중력을 벗어나는 위험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달을 화성과 더 먼 행성 유인 탐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2029년 발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르테미스 5호에선 ‘달 냉동고’ 프로젝트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 냉동고는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수집한 각종 생물학적 지질학적 샘플을 지구로 다시 보낼 때까지 안전하게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사용된다. 우주 비행과 장기 체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때도 필요하다.
아르테미스 외에도 각국의 달 자체 탐사 프로젝트가 올해 계속 이어진다. 일본은 오는 20일 자국의 첫 달 탐사선 슬림의 달 착륙 시도에 나선다. 슬림은 지난해 9월 발사 후 현재 달 궤도에 진입한 상태로 20일 밤 12시께 달 착륙 절차에 들어간다. ‘우주굴기’를 표방하는 중국도 미국에 맞서 달 탐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5월 창어 6호를 통해 달 뒷면 착륙을 계획 중이다. 표면 샘플 채취는 그동안 달 앞면에서만 이뤄졌으며 달 뒷면 샘플 채취는 인류 최초 도전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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