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은 건설업계를 위해 선급 지급 한도를 계약금의 80%에서 100%로 올린다. 원자재비 인상과 고금리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신속한 예산 집행으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최근 원자재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의 국고금 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선급이란 국가기관이 공사 등을 발주했을 때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계약 이행 전에 계약금의 일정액을 지불하는 것이다. 현행 국고금관리법에 따르면 계약금의 70%까지 선급으로 지급할 수 있고, 기재부와 협의하는 경우에는 최대 80%까지 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인 2020년 4월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한도를 80%까지 높였다. 기재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급 한도를 최대 10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건설업계를 위해 최대한 자금 지급을 앞당겨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번 시행령이 개정되면 건설업체뿐 아니라 제조, 용역회사 등 국가·공공기관과 계약하는 곳은 모두 선급 한도를 늘려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선급 지급 한도를 높여달라는) 요청이 많이 있었다"면서 "최근 건설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SOC(사회간접자본)의 신속한 집행도 같이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5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친 뒤 법제처 협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다음 달께 국무회의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경기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 상반기에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OC 예산 26조4000억원 중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지방재정도 상반기에 60% 집행하기로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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