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풍력발전 관련 기업이 수출 준비에 바빠지고 있다. 주요 수출처인 대만과 미국에서 잇따라 날아온 낭보 덕분이다. 미국에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발 친환경 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등 수요 반등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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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올 상반기 중 대만의 라운드3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입찰할 계획이다. 2035년까지 15기가와트(GW) 용량의 해상풍력 발전설비를 증설하는 국책 사업이다. 1GW는 연간 약 280만명이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앞서 라운드1·2 사업에서 전체 물량의 44%인 193기의 하부구조물 제작을 수주했다”며 “앞으로도 대만에서의 하부구조물 점유율을 유지하는 수주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SK오션플랜트 해상사업부의 주력은 해상풍력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울 수 있게 하는 하부구조물 제조다. 해상풍력 매출의 100%가 대만에서 나올 정도로 대만 의존도가 큰 편이다. SK오션플랜트가 대만 선거 결과에 초미의 관심을 둘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풍력발전업계 관계자는 “친중 후보가 당선됐다면 기존에 계획한 프로젝트 착수 여부가 불투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부총통에서 이번에 민주진보당 후보로 당선된 라이칭더 총통은 전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5236억원으로 추정되는 해상풍력발전 매출이 내년엔 75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도 대만 수혜주로 꼽힌다. 현대스틸파이프는 지난해 대만전력공사(TPC)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7500t의 강관을 공급하며 대만 수출의 ‘첫발’을 뗀 바 있다.
베스타스에 대한 수출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씨에스윈드로선 호재다.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역할을 하는 ‘타워’를 제조하는 회사다. 매분기 3000억~4000억원 수준이던 씨에스윈드의 매출은 올해 분기당 평균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발전기용 베어링을 수출하는 씨에스베어링 역시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5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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