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면서 이른바 ‘미끼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금리만 연 3%대로 낮게 설정하고, 정작 실제 돈을 빌리려는 소비자에겐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5대 시중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최저금리는 시중은행이 낮지만,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인터넷은행이 더 저렴하다는 얘기다.
2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로 주담대를 내준 곳은 케이뱅크인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뱅크가 작년 11월 새로 취급한 분할 상환 방식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연 4.34%로 10월(연 4.46%)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케이뱅크에 이어 주담대 평균 금리가 낮은 은행은 카카오뱅크(연 4.44%)였다. 은행연합회가 공개하는 대출금리는 2개월 시차가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인터넷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4.51%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연 4.55%) 국민은행(연 4.58%) 신한은행(연 4.59%) 농협은행(연 4.79%) 순으로 높았다.
평균 금리와 달리 각 은행이 매일 공시하는 주담대 최저금리는 시중은행이 더 저렴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20일 고정금리형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86%로 책정해 직전 영업일(연 4.03%)보다 0.17%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줄곧 연 3%대로 최저금리를 유지했다.
반면 평균 금리가 가장 낮았던 케이뱅크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작년 11월 1일 연 4.57%에서 11월 30일 연 4.02%로 0.55%포인트 낮아졌지만, 한 달 내내 연 4%를 넘었다. 평균 금리가 두 번째로 낮았던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최저금리도 11월 중 4영업일만 연 3.9%대를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연 4%대에 형성됐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1월 새로 취급한 주담대 중 연 3%대 금리로 공급한 주담대 비중은 7.5%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는 2.1%였다. 최저금리가 가장 낮았던 국민은행의 연 3%대 주담대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하나은행(0%) 신한은행(0.1%) 우리은행(0.2%)은 0%대에 머물렀다.
시중은행들은 “고시되는 주담대 최저금리는 다자녀가구나 금융 취약계층만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까지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최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차주는 소수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예컨대 농협은행은 농업인에게만 적용되는 우대금리(0.5%포인트)를 반영해 최저금리를 고시한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최저금리 산정 시 사회적 취약계층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를 받으려는 소비자들은 온라인 금리 비교 플랫폼 등을 통해 실제 취급 금리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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