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전자 의약품 개발업체 진에딧이 글로벌 제약회사 로슈그룹의 제넨텍과 최대 8400억원 규모의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함께 자가면역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진에딧은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16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수용성 나노입자 기술을 통해 유전자 치료물질을 체내에 전달하는 진에딧의 ‘나노갤럭시 플랫폼’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에딧은 이번 계약을 통해 선급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받는다. 이와 함께 연구, 전임상, 임상, 상업화 성공 시 발생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최대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를 받을 수 있다. 박 CTO는 “제품이 상용화하면 순매출 발생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작년 12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로 겸상적혈구 빈혈증 치료제인 ‘카스게비(미국명 엑사셀)’를 승인했다. 이로 인해 유전자 치료 시장의 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진에딧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신약을 체내에 주사해 원하는 곳에 전달하는 게 어려운 부분”이라며 “나노갤럭시 플랫폼은 이를 실현할 플랫폼으로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스게비의 경우 1회 치료비용이 220만달러(약 29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나노갤럭시와 같은 기술이 상용화하면 의약품 가격을 낮추고, 완치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KAIST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뒤 UC버클리에서 바이오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진에딧은 실리콘밸리에서 ‘유니콘 감별사’로 불리는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으며 바이오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SK홀딩스와 KDB실리콘밸리 등도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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