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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애플이 또 한 번 애플카 출시 연도를 미뤘다. 자율주행 단계도 레벨 4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이르면 2028년에 독자적인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22년 말만 해도 애플은 2026년까지 고속도로용 첨단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1년여만에 다시 출시 일정을 2년 미루기로 했다.
기획 초기 진정한 무인 자동차를 꿈꿨던 애플은 현재 제한된 기능이 탑재된 전기차로 개발 방향을 틀었다. 2014년 애플은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 ‘프로젝트 타이탄’을 가동하고 완전자율주행 최고 단계인 레벨5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레벨 4단계로 자율주행 레벨을 한 단계 낮췄다. 5단계는 운전자 없이 탑승자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 4단계는 정해진 도로 조건의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카는 현재 레벨 2+ 수준에 맞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전략은 애플 이사회와 케빈 린치 타이탄 프로젝트 책임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 2+는 운전자가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고 언제든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단계로, 테슬라 전기차의 표준 오토파일럿 기능과 유사하다. 이에 내부에서는 애플카가 “테슬라의 모방 제품이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파워트레인, 자율주행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자동차 내·외부, 기타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노력해 왔지만 지금까지 정식 프로토타입 단계에 도달한 적은 없다. 운전자를 대신할 수 있는 원격 명령 센터 개발은 시스템이 축소되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수한 불확실성에도 애플이 애플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전기차가 애플의 강력한 ‘차세대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애플은 매출 정체를 겪었다. 스마트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한 영향이다. 대당 10만달러(약 1억300만원·예상치 기준)의 애플카는 애플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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