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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상권의 한 축을 차지하던 PC방 수가 스크린골프 연습장에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PC 게임이 나오지 못한 채 모바일 위주로 게임 시장이 재편된 여파로 풀이된다. PC방들은 야식 배달 사업 등 수익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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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은 한국을 세계 4위 규모 게임 시장으로 만든 원천으로 꼽힌다. 19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 온라인게임의 유행이 맞물리면서 PC방은 10, 20대의 놀이공간이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1998년 한양대 서울캠퍼스 앞에 PC방을 차리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e스포츠의 인기에 공군이 게임단을 설립한 2007년엔 전국 PC방이 2만607곳에 달하기도 했다.
번성하던 PC방에 처음 그늘이 드리운 때는 업소 수 2만 개 선이 무너진 2011년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PC에서 모바일로 게임 시장의 판도가 바뀌던 시기다. ‘리니지’ ‘아이온: 영원의탑’ 등 PC게임에 힘써온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개발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업소 수가 1만 개 밑으로 떨어진 2020년에 코로나19사태가 시작되면서다.
최근엔 PC방으로 발길을 이끌 만한 ‘대박’ 게임 자체가 많지 않다. 중국 텐센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주간 PC방 게임 점유율은 42.72%) 정도를 제외하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로 영상 콘텐츠 취향이 개인마다 달라진 현상이 게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로 타깃 고객집단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PC방 평일 이용자 중 10,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했다. 30대 이상으로 고객층을 빠르게 확장하거나 객단가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주 고객인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
일부 PC방이 휴게음식업 허가를 받아 레스토랑처럼 먹거리를 판매하는 ‘PC토랑’으로 전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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