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급등한 원·달러 환율…美 Fed 동향이 최대 변수

입력 2024-01-31 16:32   수정 2024-01-3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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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1280원대까지 내려간 원·달러 환율은 1월 들어 1340원대까지 올랐다. 새해 들어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60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초 원화 약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이르면 1분기 내에 힘을 잃을 것으로 보고,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300원 안팎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1288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새해 들어선 급등세를 보였다. 1월 첫 거래일인 2일엔 1300원40전을 기록하더니 보름 뒤인 17일엔 1344원20전까지 치솟았다. 이후 1330원대로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기준 1335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이유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1월 들어 약해진 점이 꼽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방안을 논의했다”며 올해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128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1월 들어 Fed 이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연이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빠르고 큰 폭으로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연초에 퍼지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고, 북한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과 중동 및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금은 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누그러졌지만,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께 다시 긴축 완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초 원화 약세를 이끌었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대내적 불안 요인도 비슷한 시기에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국 경제가 좋지 않아 원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진 못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점차 1250~1300원 사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1월엔 몇몇 Fed 이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파월 의장이 다음 FOMC에서 일관성 있게 자신의 작년 12월 발언을 유지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Fed가 지난해 12월 예고한대로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린다 하더라도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파월이 12월 발언을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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