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닥지수는 2.40% 떨어진 799.24에 마감했다. 월초보다 7.53%, 단기 고점(1월 9일) 대비 9.53% 떨어진 수치다. 코스닥지수가 800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11월 17일(799.06) 후 2개월여 만이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95%) 에코프로(-1.95%)를 비롯한 2차전지주와 HLB(-2.87%) 알테오젠(-4.33%) 등 바이오주, HPSP(-3.54%) 리노공업(-5.51%)을 비롯한 반도체 장비주 등이 두루 고꾸라졌다. 외국인(-838억원)과 기관(-1227억원)의 순매도가 지수 하락의 주요 배경이었다. 개인이 21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닥시장이 파랗게 질린 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잇달아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시총 1, 2위로 2차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가 ‘어닝쇼크’를 내는 등 반도체 시장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반도체 장비주에 부담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재고가 쌓이자 관련 종목의 주가가 높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코스닥 시총 1, 2위가 흔들리면서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닥시장 순매도 금액은 각각 5311억원, 6391억원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저밸류 종목의 주가 부양에 나서면서 고밸류 종목 위주인 코스닥시장 투자심리가 나빠졌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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