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들이 새해 목표로 세운 결심 중 하나가 ‘이직’이다. 이직할 회사를 아무리 꼼꼼하게 알아본다고 해도 정작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경우가 있다. 회사 재무제표는 물론, 평판사이트에서 평점을 보는가 하면 재직 중인 사람을 통해 회사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도 해보지만 사실과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직 시 꼭 알아봐야 할 10가지 항목을 짚어봤다.
1. 재무제표
재무제표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인건비 등의 간접비를 통해 기업이 직원들에 대한 복지 및 개발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인건비 부분에서 경영진에 대한 보상 등을 제외한 후 직원과 경영진과의 임금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해볼 수도 있다. 다만 계약직 개인 간 급여차이 복리후생 및 기타 혜택 등에 의해 아주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참고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2. 최근 직원들의 입퇴사율 및 평균연봉
직원의 입퇴사율은 국민연금의 데이터를 이용해 비교적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각종 채용포털 사이트 및 잡데이터, 오픈샐러리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이트마다 직전 개월 혹은 1년간으로 다르게 데이터를 뽑아내기도 하니 모두 참고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 퇴사율이 높다면 구조조정인지 사내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하며, 입사율이 높다면 전체 직원 수 및 매출을 보아 성장에 따른 채용인지 퇴사자를 메우기 위한 채용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해당 회사가 파견직원으로만 채워진 경우에는 입퇴사율이 파견회사로 소속되므로 파악하기 힘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채용공고 내용
검색 사이트 혹은 채용포털사이트를 통해 해당 회사의 채용건을 찾아보자.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 해당 회사 및 내 직무를 검색해보고 공고의 기간 또는 공고의 횟수 및 직무 내용과 직급의 변화를 파악해본다. 물론 기간이 오래 되지 않거나 같은 공고의 횟수가 많지 않고 공고 내용이 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헤드헌터를 통해 진행한다면 채용공고에 나타난 표면적인 내용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가 이 직무의 중요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 포지션의 문제가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닌지를 어렴풋이 짐작해볼 수 있다.
4. 직무의 현실성
국내기업의 경우 직무내용이 충실하지 않은 3-4줄의 광범위한 직무를 적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요즘은 AI의 발달로 채용정보를 포털사이트 혹은 채용툴이 대신 써주는 경우가 있는데, 면접 시 올라와있던 공고의 직무를 꼭 체크해 질문을 해 확인해보기 바란다. 예를 들면, 공고의 직무내용 1-5번 중 면접의 질문이 공고의 1-3번에 치우쳐져 있다면, 4,5번 직무에 대한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조심스레 물어보자. 그 외 해야 하는 직무에 대한 답변이 두루뭉술하고 광범위하다면 이직한 후 내가 생각했던 직무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경우 내 커리어 설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5. 기업 오너 및 경영진 인터뷰 기사 찾아보기
인터넷 및 유튜브에는 많은 정보들이 있다. 그 중 기업의 오너 혹은 경영진은 인터뷰 기사 혹은 유튜브 영상 자료가 있다. 연도순으로 나와 있는 경우 예전과 중간 기점 그리고 가장 최근의 2~3개 정도를 찾아 어떤 식으로 기업이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회사 사이트에는 ‘사람이 미래다’라는 비전을 걸어놓고 동영상에서는 ‘우리 회사 인력의 70%를 AI와 로봇으로 대체해 간접비(인건비)를 혁신적으로 줄여 노조로 인해 발생가능한 위험성을 줄였다’고 할 경우 겉으로 드러낸 가치보다 숨은 뜻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6. 직원 평판 사이트
직원 평판 사이트의 경우 직원들의 솔직한 평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고 평점을 올리거나 불리한 내용은 삭제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이 부분은 해당 회사의 매출이 그 부분과 연관되어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아무리 바꾼다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점과 내용이 현실과 아주 동떨어져있다고 할 순 없다. 다만 무료로 볼 수 있는 데이터량의 한계가 있으므로 약간의 금액을 지불해서 지난 몇 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내용이 없는 경우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은 해당사의 조직도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알아봐야 한다.
7. 네트워크 활용
기업이 후보자에 대한 레퍼런스첵을 하듯이 기업에 대한 ‘레퍼런스첵’을 해보자. 6단계를 거치면 다 아는 사람이라고 평소의 인맥을 적극 활용해 해당 회사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보한다. 인맥 확보가 힘들다고 한 사람에게만 의존 하지 말고 가능하면 2~3명 이상 나와 연관 부서를 타깃해 알아본다. 대개의 경우 최대한 객관적으로 얘기해주려 노력하겠지만 평판 사이트에서 궁금했던 부분 등 조금 디테일하게 물어봤을 때 조금 더 솔직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8. 조직 구조 및 조직 문화
대개의 회사는 웹사이트에 조직도를 올려놓는다. 재무제표를 통해서도 경영진 정보 및 그 수와 전체 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임직원 복리후생이나 직원 평판사이트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복리 후생 중 임원과 직원의 대우가 너무 많이 차이나는 경우 임직원의 차별화를 당연시하는 수직적인 문화일 경우가 있다. 물론 성과에 대한 대우로 임원 특혜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주로 인센티브나 다른 방법을 통한 보상 이외에 복리후생 자체에 대한 차별이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볼만 하다.
9. 나에 대한 성찰
내가 이직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이직을 하게 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포기해야 할 것들, 이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과연 이번의 이직이 향후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적응 및 커리어 성장의 시점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 직장과 이직할 직장의 장단점을 나열해놓고 가중치를 두고 계산을 해본다면 조금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외국계 회사에서 국내 회사로 또는 그 반대로 이직을 하는 경우 근본적인 문화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적응할 수 있을지 미리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10. 헤드헌터 활용
바쁜 업무 중 이직을 원한다면 헤드헌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하는 것이 해당회사에 직접 물어볼 수 없는 것들까지 넌지시 알아봐달라고 할 수도 있고, 왜 이 직무를 채용하는지부터, 면접 시 예상 질문 등의 코칭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헤드헌터가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의 한계는 당연히 있다. 솔직히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얽혀있을 경우에는 알면서도 답해줄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서류상 적합한 후보자와의 사전 면접 시 해당 회사와의 매칭을 어느 정도 확인을 하기 때문에,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회사의 기회로 제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김지유 님은 국내외 인력컨설팅 전문기업 ‘비에네(BIENE)’ 대표로 일본 유명회사의 대졸 신입공채 및 일본의 한국인 경력사원 채용에 특화되어 있다. 한국, 일본, 인도, 베트남, 동남아시아 등의 현지 인재 채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인재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가까운 아시아로의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후보자 및 기업과의 커피챗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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