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번잡한 이미지의 민자역사들이 ‘맛집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대대적인 식음료(F&B) 리뉴얼 효과다. 더 이상 기차 타기 전 들르는 곳이 아니라 맛집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핫플’로 떠올라 민자역사 매출도 크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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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용산 민자역사를 운영하는 HDC아이파크몰의 지난해 매출은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2006년 개장 이후 최대 연매출이다. 특히 작년 12월은 470억원의 역대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다.
대대적인 F&B 혁신이 가져온 실적 호조다. 맛집을 찾아오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력인 패션·리빙 부문 매출도 상승하는 선순환이 나타났다. 2022년 7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대수 사장은 용산역을 찾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인근 직장인과 맛집을 찾는 MZ세대를 모두 끌어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F&B 리뉴얼에 집중한 이유다. 식당가에만 배치하던 F&B 브랜드를 패션이나 리빙 매장 사이사이에도 배치했다. 특히 작년 한 해 200여 개의 F&B 팝업도 열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브랜드는 즉각 정식 매장으로 입점시켰다.
2021년 58개였던 아이파크몰의 F&B 매장은 지난해 117개로 늘었다. 특히 ‘올드페리도넛’ ‘오시오카페’ ‘콘타이수끼’ 등은 대형 유통시설 중엔 처음으로 아이파크몰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아이파크몰의 F&B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었고, F&B 집객 효과로 패션(19.8%)과 리빙(12.0%) 매출도 함께 상승했다. 아이파크몰 멤버십 회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하고 있다.
커넥트플레이스는 단순 유명 브랜드 유치를 넘어 자연 채광과 외부 조망도 강조했다. 방문객이 기차역이 아니라 휴식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여 년 전부터 민자역사 개발이 본격화한 일본에서는 주요 도시 민자역사가 핵심 유통시설로 자리잡은 사례가 많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기차역 이미지가 확 달라져 F&B뿐 아니라 기타 매장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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