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페르난데스 차관은 이날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서 그는 “어느 국가나 기업보다 한국의 기업들이 (IRA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판단의 이유에 대해 페르난데스 차관은 “조 바이든 정부 때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1150억달러(약 153조원)를 넘어갔는데 데 이 중 대부분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투자”라며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IRA로 한국 기업이 덕을 봤다’는 입장을 미 당국자가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안과 관련된 한국 경제계와 기업들의 불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1월 미 대선 이후에는 IRA 법안이 개정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 역시 페르난데스 차관은 반박했다. 그는 “미국 내 실업률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이는 IRA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FEOC 규정과 관련해서는 “(IR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미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한국 측 요구를 일부 반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심 광물 안보파트너십(MSP)’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미국 내 점유율 상승과 별개로 IRA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MSP만으로는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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