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눈이 내린다고?…베트남에 '겨울왕국' 만든 K건설

입력 2024-02-02 15:59   수정 2024-02-02 16:08

글로벌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최남단 섬 푸꾸옥. 아름다운 바다, 스노클링 등 액티비티, 해산물 먹거리가 가득한 야시장 등을 즐길 수 있어 세계 곳곳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여느 열대지방 관광지와 달리 최근 푸꾸옥에서 눈과 이글루 등 겨울 콘텐츠가 마련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최근 선보인 디지털 테마파크 ‘아이스정글’이 그 주인공이다.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겨울왕국’을 구현했다. 푸꾸옥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푸꾸옥에서 만나는 북극곰과 눈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차를타고 20여분을 달리면 대우건설이 개발하고 있는 ‘메이홈즈캐피탈푸꾸옥’ 현장이 나온다. 현지 시행사인 타나와 함께 94가구의 샵하우스를 짓는 프로젝트다. 샵하우스란 주거 목적 뿐 아니라 미니호텔이나 식당, 스파 등 상업시설로도 전용하여 사용 할 수 있는 4~5층 규모 시설을 뜻한다.

대우건설은 이 곳에 아이스정글을 조성했다. 밤이 되면 1만3000㎡ 규모 부지에 얼음과 눈을 주제로 한 숲길이 나타난다. 물론 실제 얼음과 눈은 아니고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콘텐츠다. 예컨대 길 위로 북극곰의 발바닥 형상 등을 볼 수 있다. 길 곳곳에 ‘포토존’도 마련해 놨다.



미디어 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액자 속에서 북극곰 캐릭터 ‘무어 동’이 나오고, 인공 눈이 흩날리기도 한다. 14m 높이의 대형 공연장이 하이라이트다. 전면부 화면이 아닌 공연장의 공간 전체에서 30분간 쇼가 펼쳐져 화려함과 몰입감이 더해진다. 대우건설은 무어 동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각각의 구역을 연결했다. 홀로그램 스크린, 인터렉티브 센서, 일루미네이션 조명 등 각종 고급 기술이 활용됐다.

대우건설은 푸꾸옥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타깃으로 아이스정글을 기획했다. 국내 미디어아트 회사 닷밀과 협업했다. 닷밀은 경남 통영의 디피랑 프로젝트 등을 맡았던 회사다. 베트남에선 겨울을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현지 반응도 좋다고 한다.
“K-쇼핑거리도 검토 중”

지난달 16일 오프닝 행사 땐 람 민타인 끼엔장성장을 비롯해 700여명이 모였다. 아이스정글은 지난달 25일 성탄절을 기점으로 일반에 정식 개방됐는데, 현지 거주자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조남일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미디어아트를 관광자원화한 베트남 최초 사례”라며 “근처에 K-쇼핑거리 조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푸꾸옥은 베트남 정부가 ‘1급 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경제특구로 지정한 곳이다. 단순히 5성급 호텔이나 리조트를 짓는 걸 넘어, 상시 거주 인구도 늘려 푸꾸옥을 인구 70만명 도시로 키우겠다는 게 베트남 정부의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도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푸꾸옥 관광객의 주요 출신 국가는 한국, 홍콩, 인도, 폴란드 등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광객 및 거주인구 증가 등이 맞물리며 현재 푸꾸옥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 과정에서 고급 주거용 샵하우스나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번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아이스정글이란 특색 있는 명소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릴 수록 샵하우스 투자가치도 뛸 수밖에 없어서다.

베트남에는 청약 제도가 없다. 청약홈 등 플랫폼을 통해 한꺼번에 분양이 이뤄지는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선 베트남에선 사업주체가 ‘알아서’ 고객을 모집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미 90% 이상 분양을 마쳤다. 대우건설은 푸꾸옥 내 추가 개발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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