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제조한 인조 속눈썹이 중국에서 포장돼 한국과 일본, 서방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인조 속눈썹 판매액은 수천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북한의 수출 회복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업계 종사자 15명과 무역 변호사, 북한 경제 전문가 등과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 업체들이 북한에서 반제조된 제품을 수입해 포장,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오랫동안 인조 속눈썹, 가발 등의 수출로 외화를 벌어왔으나,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되면서 수출이 급감했다가 지난해 중국을 통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약 60%는 인조 속눈썹과 가발, 턱수염 등 인공모발 제품이다. 약 1억6700만달러(약 2235억원) 상당의 1680t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006년부터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해 북한의 석탄·석유·섬유 등의 무역 거래, 해외 근로자 취업 등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모발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금지 조치가 없다. 때문에 북한의 이러한 행위를 국제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제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으로 간 북한 속눈썹은 '세계 속눈썹의 수도'라 불리는 핑두(平度)로 모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핑두에 있는 많은 업체가 북한산 인조 속눈썹을 포장해 수출한다.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왕팅팅씨는 "북한산 제품의 품질이 훨씬 좋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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