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한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위원을 직접 마포을 출마자로 깜짝 소개하자 여권에선 ‘사천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이 이를 이유로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이 매체 인터뷰 등에서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프랑스 혁명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폭발된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을 불렀다고 보고 있다.
여권 안팎에선 ‘윤·한 갈등’의 출구 전략으로 김 위원의 비대위원 사퇴설이 돌았다. 공천은 신청하되 비대위원직을 던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김 위원이 총선 출마를 포기하자 정치권에선 엇갈린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사천 논란이 계속되면 한 위원장의 과감한 현역 물갈이가 어려워진다”며 “김 위원이 한 위원장의 부담을 덜어주되 스피커로서 힘을 실어주는 길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과의 힘겨루기에서 사실상 패배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김 위원의 총선 불출마를 두고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소신에 따라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책임감 있게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49개 지역구엔 156명이 신청해 3.1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역구가 59개로 가장 많은 경기엔 228명이, 인천 13개 지역구엔 46명이 지원했다.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 역시 지원자가 몰렸다. 65개 지역구에 278명이 공천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4.28 대 1을 기록했다. 반면 호남은 28개 지역구에 신청자가 21명에 그쳐 미달했다.
지역구별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11명이 신청한 경기 하남이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도 10명이 몰렸다. 두 곳 모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없는 곳이다.
공천 신청자가 1명인 지역은 44개였다. 다만 비공개 신청자가 있을 수 있다.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과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을 비롯해 민주당에서 이적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등이 단독 신청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이변이 없는 한 공천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