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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경기 관람 수요가 각종 경기 티켓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11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미국 미식 축구 결승전 ‘슈퍼볼’ 경기 티켓은 1만달러(약 1300만원)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티켓 가격 상승세에 공연, 스포츠 경기 등 ‘재미’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펀플레이션’(fun+inflation)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MLB도 상황은 비슷하다. MLB 티켓 가격은 지난해 기준 평균 37달러로 전년 대비 3.5%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이 농구장 나들이를 가려면 266달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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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통계국은 스포츠 경기 티켓 가격이 지난해 12월에 전년 대비 15% 뛰었다고 조사했다. AP통신의 지난 30일 보도에 따르면 티켓 재판매 업체 틱픽이 집계한 올해 슈퍼볼 입장권 평균 가격은 9815달러다. 지난해 슈퍼볼 티켓 평균 가격(5795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CNN은 “미국 전역에서 티켓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는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러 갈 수 없게 됐다”며 “경기 직접 관람은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티켓 가격이 평균 물가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고 분석하며 그 원인으로 △늘어난 수요 △티켓 판매 플랫폼의 알고리즘 △경기장 좌석의 프리미엄화를 꼽았다.
티켓 가격이 유연하게 변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티켓 판매회사 티켓마스터, 스텁허브 등은 수요에 따라 티켓 가격을 시시각각 바꾸는 정교한 동적 가격 책정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뉴욕 양키스와 같은 팀들은 티켓 재판매 플랫폼에 지분을 투자했다.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2차 티켓 판매에서 수수료를 떼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홀리크로스 대학의 스포츠 경제학자 빅터 매티슨은 “구단은 팬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면 사실상 거의 공짜에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구단은 관중석 수를 줄이는 추세다. 경기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할 때 이전보다 좌석 수를 줄이고 있다. 뉴욕 양키스, 미네소타 트윈스, 플로리다 말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새 경기장은 각각 이전 홈구장보다 좌석 수가 최소 8000석 적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7개의 NFL 경기장 중 다섯 곳의 좌석 수는 7만1000석 이하다.
슈퍼볼 경기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의 얼리전트 스타디움도 수용 인원이 6만5000명에 불과하다. 전체 30개 NFL 경기장 중 규모로 따지면 27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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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이 줄어드니 구단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고급 좌석 티켓 판매 가격은 그대로 구단의 주요 수익원이 된다. 볼티모어 카운티 메릴랜드 대학교의 스포츠 경제학자 데니스 코츠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기업과 팬들을 위한 고급 스위트룸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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