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가에서 스몰캡을 가장 오래 담당한 애널리스트다. 그는 정보기술(IT) 기업 엔지니어로 8년을 일한 뒤 1999년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건 2009년이다.
박 연구위원은 “중소형주가 일반적으로 대형주에 비해 변동성이 큰 건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으면 대형주는 매도 물량이 우르르 나오면서 주가가 빠지는 걸 피할 수 없지만 경쟁력 있는 소형주는 주가가 버텨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경제 공황이나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수혜 중소형주는 나오기 마련”이라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배터리용 전해액 개발사인 엔켐을 그 사례로 들었다. 엔켐은 양극재 등 다른 배터리 소재주가 오르는 동안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올 들어 뒤늦게 재평가를 받았다. 전해액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으며 지난해 12월 초부터 이날까지 211.89% 올랐다.
박 연구위원은 “이런 종목이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시장에서는 관련 신호가 계속 나온다”며 “매일같이 쏟아지는 증권사 리포트를 주의 깊게 탐독하다 보면 그 신호를 미리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코프로 역시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고, 오래전부터 휴대폰 2차전지(재충전이 가능한 전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며 “전기자동차 성장이라는 전방산업의 변화로 이 경쟁력이 빛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AI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 많지만 주가가 오른 종목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AI 활용 CCTV 분야의 에스원, 아이디스, 포커스에이치엔에스 등을 비롯해 사이버 보안주인 안랩, 라온시큐어, 지니언스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테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사들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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