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시상식을 휩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와 디즈니플러스 ‘카지노’의 성공 비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공개됐다는 점이다. 연휴 동안 밀린 콘텐츠를 ‘정주행’한 시청자들 사이 입소문을 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설에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 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가 차린 ‘콘텐츠 차례상’이 풍성하다.
드라마는 우연히 살인을 저지른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다. 대학생 ‘이탕’(최우식 분)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다. 수상함을 느낀 강력계 형사 ‘장난감’(손석구 분)은 이탐의 뒤를 캐지만, 증거는 없다. 여기에 죽은 남자가 12년간 지명수배된 연쇄 살인마란 사실이 더해지며 사건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혼란스러운 이탕 앞에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누군가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하늘이 준 특별한 능력으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죽어 마땅한 쓰레기’들을 청소하자는 것. 본인한테 생긴 ‘악인 감별 능력’이 기막힌 우연의 결과인지, 실제로 주어진 초인적인 능력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이탕의 감정 연기가 주요 볼거리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로 맞선다. 삼촌 ‘진만’이 남긴 수상한 쇼핑몰 ‘머더헬프’로 인해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 뉴웨이브 액션 스릴러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이 원작이다. 영화 ‘도어락’(2018), 드라마 ‘구해줘 2’(2019) 등 강렬한 장르물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여 온 이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 케미’가 ‘보는 맛’을 더한다. 배우 이동욱이 수상한 쇼핑몰을 운영해온 삼촌 역을 맡아 총격전 등 액션뿐 아니라 조카를 아끼는 생활 연기까지 두루 소화한다. 조카 역을 맡은 배우 김혜준은 20대의 당돌한 모습과 동시에 생존을 위한 사투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웨이브는 ‘이념 서바이벌’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선보인다. 보수와 진보, 금수저와 흙수저 등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진 출연진이 언변과 지략으로 생존과 탈락을 결정짓는다. 앞서 공개된 1·2화에선 커뮤니티 하우스에 모인 출연자들이 화기애애했던 첫 만남과는 달리, 거침없는 익명 토론을 거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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