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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AI 서비스 수요 급증한 영향이다. 이 시장의 강자는 엔비디아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스타트업도 AI 반도체 시장을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AI 반도체에 대해 설명하고,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글로벌 IT업계의 최대 격전지
AI 반도체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제품군을 통칭한다. AI가 필요한 서비스의 대규모 연산을 빠른 속도에 작은 전력 소모로 해낸다. 일종의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다. AI 반도체가 나오기 전에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AI의 연산을 처리했다.
CPU는 컴퓨터의 입력과 출력, 각종 명령어 처리 등을 모두 맡는 컴퓨터의 두뇌다. CPU는 보통 데이터를 하나하나 순서대로 직렬로 처리한다. 대규모의 데이터를 동시(병렬)에 분석하는 AI용으로 쓰기에 한계가 있다. GPU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GPU는 고사양의 그래픽 수준이 필요한 게임을 위해 개발됐다.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AI용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역시 AI 연산을 위해 제작된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성능이 부족했다. 그래서 GPU의 병렬 처리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AI만을 위한 전용 반도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CPU, GPU보다 널리 쓰이지는 못하지만 AI가 필요한 특정 분야에서는 효과적인 반도체다. AI에 특화됐다는 의미에서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 처리장치)라고도 불린다.
AI 반도체는 내부 설계 구조에 따라 GPU, FPGA, ASIC, 뉴로모픽(Neuromophic) 반도체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맞게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다. 활용 목적에 따른 회로 유연성이 강점이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특정 목적에 따라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다. 처리가 속도가 가장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구조가 아닌 인간의 뇌(뉴런-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연산처리,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반도체 기술이다. 성능과 전력 이용 효율성은 기존 반도체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범용성이 낮고 아직은 개발 단계다.
AI의 확산으로 AI 반도체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9년 134억9000만달러에서 2025년 767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28.2%의 성장률이다. 이 시장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퀼컴, 인텔, 엔비디아는 물론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도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작업체와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는 반도체 제작보다는 회로 설계(팹리스)가 더 중요하다. 거대 시설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와 달리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글로벌 기업가치 상위 5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이에 따르면 기업 가장 높은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미국의 삼바노바 시스템즈다. 50억달러로 기업 가치가 추정된다. 2017년 설립된 삼바노바는 2021년에 6억76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기업 맞춤형 생성 AI 모델 구축 및 서비스 플랫폼 '삼바노바 스위트'를 공개했다.다음도 미국의 스타트업 세레브라스다. 기업 가치가 41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의 기술지주그룹 G42에 AI 슈퍼컴퓨터 3대 중 첫 번째를 공급하는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세레브라스는 2021년 TSMC 16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던 AI 반도체를 7나노 공정에서 생산한다고 밝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2조 6000억 개에 달했다.
세번째로 기업 가치가 높은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중국의 무어스레드다. 34억달러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중국 사업 총괄매니저 출신 장젠중이 2020년 설립한 회사다. GPU 칩과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잇따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중국 업체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다. 지난해 새로운 그래픽 카드를 출시하면서 중국 최초로 AI 훈련을 위한 GPU 기반 컴퓨팅 센터(콰어인텔리전트 컴퓨팅 센터)를 개소했다. 콰어인텔리전트 컴퓨팅 센터는 56일 내 130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고 무어 스레드는 설명했다.
그래프코어가 네 번째로 기업 가치가 높았다. 28억달러로 추정된다.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그래프코어는 엔비디아와 겨룰 수 있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시장에서 직원을 감축하고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래프코어는 202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 컴퓨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중국의 메타엑스다. 21억5000달러의 기업 가치로 추정된다. 2020년에 설립된 회사다. 그동안 대부분 중국 펀드가 투자했다. 메타엑스는 주로 게임, 데이터센터, 메타버스 등 분야에 필요한 고성능 GPU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지난해 AI GPU ‘XiSi N100’을 공개했다. ‘Xisi N100’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AI GPU 가속기 반도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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