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다가 마음 돌렸어요"…금호동 아파트 2억 뛰었다

입력 2024-02-08 14:00   수정 2024-02-08 14:19


서울 전셋값이 실수요자들의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매매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을 사려던 수요자가 전세에 눈을 돌리고 있고,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을 갱신하면서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줄고 있단 분석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07% 상승했다. 전주(0.06%)보다 소폭 오른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동구(-0.05%)를 제외하곤 모든 자치구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성동구가 0.26%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금호동4가에 있는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10억7000만원에 갱신 계약을 맺었다. 기존 전셋값은 8억1900만원이었는데 2억원 이상 올린 가격에 계약을 맺은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59㎡도 지난 2일 보증금 4억1000만원, 월세 90만원에 갱신 계약을 맺었는데, 종전 보증금 4억원, 월세 90만원에서 소폭 조정됐다.


광진구 전셋값도 0.16% 상승했다. 구의동에 있는 ‘e편한세상광진그랜드파크’ 전용 84㎡는 지난 3일 9억2500만원에 갱신 계약을 맺었다. 기존엔 9억1000만원에 살고 있었는데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소폭 전셋값이 상승했다. 같은 면적대는 지난달 9일에도 9억4500만원에 갱신 계약을 체결했는데 기존 9억원보다 4500만원 올랐다.

강남권에선 금천구(0.11%)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 금천구 독산동 ‘e편한세상독산더타워’ 전용 59㎡는 지난 5일 4억4000만원에 갱신 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3억7000만원보다 7000만원 전셋값을 올렸다. 같은 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59㎡도 5억3500만원에 갱신 계약이 맺어졌는데 기존 4억7250만원보다 6000만원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동작구(0.1%)는 흑석동과 사당동 위주로 올랐다. 사당동 ‘삼성래미안’ 전용 114㎡는 8억원에 계약을 갱신했다. 2년 전보다 6500만원 상승했다. 영등포구(0.1%) 당산동4가 ‘당산금호어울림’ 116㎡도 7억5000만원에 갱신 계약을 맺으면서 기존(6억6150만원)보다 전셋값은 8000만원 이상 올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이 매수하기보다는 전세로 살면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들도 계약을 갱신하면서 학군, 역세권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감소,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 집값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은 0.05% 하락해 전주의 하락 폭을 유지했다. 서울 매매 가격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4일)부터 10주 연속 내림세다.

강북권역에선 대표적인 서민 주거 단지가 밀집해 있는 노원, 도봉, 강북이 약세다. 도봉구(-0.11%) 쌍문동과 도봉동 중소형 면적대에서, 노원구(-0.08%)는 상계동과 월계동 구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내렸다. 강북구(-0.06%)는 수유동과 번동에서 가격이 하락했다. 강남권역에선 금천구(-0.07%), 강서구(-0.06%), 강동구(-0.05%)에서 집값이 내려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자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저가 매물 위주의 매수 문의가 종종 있다”며 “일부 매물 가격이 지속 내리고 있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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