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당 정책위원회가 총선 공약 후보 중 하나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2022년 7월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던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가와 명목상 급여는 날마다 오르는데 세금을 매기는 기준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며 “‘유리 지갑’인 평범한 직장인들을 위한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소득세법상 과세표준 구간이나 공제 기준금액 등을 물가에 연동하는 제도다.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물가 상승으로 명목소득이 늘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지 않았던 각종 소득세 공제 기준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인적공제 중 기본공제 금액은 2009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오른 뒤 15년째 고정돼 있다.
민주당이 물가연동제를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는 것은 직장인 근로소득세가 꾸준히 늘어나 전체 세수 내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 역대급 세수 부족이 발생한 와중에도 근로소득세 세수는 5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7000억원(3.0%) 늘었다. 총국세(344조1000억원)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17.2%였다. 일각에서 정부가 직장인들의 지갑만 털어간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세수 감소다. 정부는 이미 15년 만의 세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부터 소득세 과세표준 하위 세 개 구간을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핀셋 조정’만으로도 줄어드는 세수는 2023년부터 5년간 19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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