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장사들이 4조원어치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한 해 전과 비교해 네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준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화답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기아 삼성물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상장사 25곳이 자사주 4조409억원어치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 11곳이 발표한 자사주 소각 규모(8566억원)에 비해 371.8%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많은 7936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물산도 자사주 7677억원어치를 소각한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회사도 나란히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수와 자본이 줄어드는 만큼 주당순이익(EPS)·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보다 강력한 주주환원책으로 평가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기업에 주주가치 친화책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기업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선한결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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