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서 시작한 매운맛 열풍이 과자로도 번졌다. 지난해 한 편의점에서 매운맛 과자 매출증가율이 전체 과자류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편의점에서 스낵(과자)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추장 등 매운 양념을 활용한 매운맛 과자 매출이 전년보다 4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스낵류 매출 증가율이 20%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운맛 스낵 증가율이 두 배에 달한 셈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불황이 장기화되자 평소 가볍게 즐기는 스낵류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매운맛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매운맛은 단맛, 쓴맛 등과 달리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에 속하지 않는다. 매운맛과 관련된 화학물질이 온도와 통증을 감지하는 혀 수용체에 붙는 만큼, 뜨거움과 아픔을 느끼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서는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얼얼한 매운맛과 함께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듯한 느낌을 줘 불황기 매운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세븐일레븐은 매운맛 스낵 인기를 고려해 젋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매운맛 마라를 이용한 스낵 '구운 마라링'을 선보였다. 옥수수 가루를 링 형태로 구워낸 스낵으로 마라 시즈닝과 분말로 마라탕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장채윤 세븐일레븐 스낵팀 상품기획자(MD)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스낵류 매출 중 매운 스낵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매운 양념을 활용한 스낵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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