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인간의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현재와 미래의 기술이 경연을 벌인다. 현장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여기서 뒤처지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위기감을 자아낸다. 다른 나라, 다른 기업들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보면서 자극받기도 하고 영감을 얻기도 한다. CES 전시장을 열심히 다니다 보면 자기 기업의 홍보와 계약을 넘어 경쟁 회사의 기술 개발 방향, 세계적 트렌드, 기술 제휴 아이디어 등을 확인할 기회를 얻는다.
‘한국의 공공 부문과 기업들이 CES에 너무나도 열심히 참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많이 나왔다. 이제 첨단기술 기업들이 CES에 최선을 다해 참가하는 ‘전성기’가 지났는데, 중국과 한국 기업만 유독 열심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참가의 경우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은 국가 단위로 지원하는데 한국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기관, 공기업마다 별도로 섹션을 구성해 생색내기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렇게 예산을 써가며 기업들이 참가해도 따내는 계약은 별로 없어 효율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CES는 계약을 따내고 수출하러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트렌드를 보고 나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이번 CES에서는 AI 테마가 모든 혁신 기술을 지배했다는 점, 미래형 모빌리티에 대한 세계 기업들의 관심이 크고 상당한 노력을 한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가쟁명식의 다양성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여기에 통합과 효율을 강조하는 것이 맞을까? 무조건 많이 나가고 많이 보고 많이 느끼게 해야 결국은 기술 경쟁력의 근본을 이룰 텐데, 여기서 효율을 논하는 것 자체가 효율적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세금을 이렇게 쓰는 게 다른 지원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이제는 세계 속에 한국의 기업과 기술이 있는 것이지 한국 내에서만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CES만 한 ‘비교의 장’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적극적인 CES 참가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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