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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제(설) 연휴 기간(2월 10~17일) 중국 내 여행객 수, 관광 수입, 영화관람 수익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중국 소비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업 호조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점, 여행객당 관광 수입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 등 당국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의 ‘황금연휴’ 기간 중국의 국내 관광 지출은 6327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47.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연휴가 평소보다 길었던 덕에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많았다. 2019년과 비교해도 지출은 7.7% 늘었다.
여행 건수는 1년 전보다 34.3% 증가한 4억 7400만 건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4.3%, 2019년 대비 19.0% 증가했다고 중국 정부는 집계했다.
연휴 기간 영화 시장도 활기를 띠었다. 중국 영화국은 연휴 8일간 중국 박스오피스 수익이 80억 위안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경계해야 하는 중국 당국에 이러한 지표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여행객 1인당 평균 지출이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중국 소비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연휴는 2019년 춘제 연휴보다 하루 더 길었다”며 “문화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했을 때 여행객당 평균 지출은 1335위안으로 2019년 1475위안에서 9.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설 연휴 이후 중국인들의 소비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일요일 서한에서 “연휴 기간의 국내 관광 데이터는 지난 10월 국경절 황금연휴보다 개선됐지만 1인당 관광 수입은 약화하여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았다”며 “이는 소비 위축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 또한 “여행이 올해 설 연휴의 주요 테마이기는 하지만, 소비 감소 추세를 완전히 상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설 연휴 기간의 추가 지출이 자동차와 같은 전통적인 고액 품목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기간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렸다고 해서, 이들이 고가품을 추가로 구입하는 행위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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