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졸업식에서 졸업생 한 명이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카이스트 총학생회 측이 "과도한 대응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지금은 2024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엄숙한 학위수여식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학위복을 입은 위장 경호원들에게 불과 찰나의 사이에 팔다리가 들린 채로 입을 틀어막히며 밖으로 끌려 나가는 장면을 본 학생들은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들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고 짓밟힌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수호하기 위해 직접 발언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을 향해 "이번 사건의 경위 및 학교 차원의 대응에 대해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도 이날 "청년 연구자의 입을 강제로 틀어막아도 연구 현장의 분노를 가릴 수는 없다"며 "조삼모사식 지원으로 학생 연구원 우롱하지 말고 연구개발 예산 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한 석사 과정 졸업생이 윤 대통령 축사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반대를 외치다가 입을 막힌 채 경호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갔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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