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라는 말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주의 주가 거품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보고서를 쓴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년 전에도 바이오 거품 붕괴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19일 국내 외 배터리 셀 상위 10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와 배터리 소재 국내 시총 상위 8개 업체(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의 주가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분석 결과 2023년 매출을 기준으로 셀 업체의 주가매출비율(PSR)은 평균 1.1배였지만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PSR은 평균 9.9배에 달했다. PSR은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 수록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두 그룹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크게 벌어진 것은 지난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현재 주가는 60만5000원으로 작년 8월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1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3배 이상 높다.
지난 1년간 셀 상위 10개 업체들의 주가는 평균 29% 하락했지만, 소재 상위 8개 업체들은 평균 144% 급등했다.
한 연구원은 “소재 업체들의 고객사들이 셀 업체들인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소재 업체들의 현재 주가는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밀히 얘기하면 이 조건이 지켜진다해도 현재 주가는 고평가 상태”라며 “버블이라는 말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전기차 전환속도는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전기차 전환을 연기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한 연구원은 2018년에도 국내 증시를 달궜던 바이오주 열풍에 대해 버블이 심각하다며 붕괴를 예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그는 당시 보고서에서 “파티는 끝나간다”며 “바이오 버블 붕괴는 과거 IT버블보다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연구원의 분석대로 2019년 신라젠 티슈진 등이 임상 실패하면서 바이오주는 대형주 중소형주를 가릴 것없이 폭락했고 코스닥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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