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기업 밸류업…政·官에 부는 日流

입력 2024-02-22 17:45   수정 2024-02-23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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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와 관가에 ‘일풍(日風)’이 불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을 가리지 않고 일본 증시 관련 제도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증시가 34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제도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이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요즘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연구하고 있다. 총선 공약의 하나로 준비 중인 국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안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국내 ISA 가입자의 해외주식 투자를 허용하거나 비과세 한도를 원금의 최대 3배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존속된다는 전제하에 좀 더 파격적인 ISA 혜택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앞서 발표한 ‘우리 아이 자립펀드’ 공약도 일본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일본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ISA 납입 한도를 연간 2000만원(총한도 1억원)에서 4000만원(총 2억원)으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NISA를 참고한 것이다. 정부가 오는 26일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일본을 벤치마킹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일본 상장사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이 안 되는 곳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작년 초 25,716에서 연말 33,464로 30% 넘게 올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경제 전문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관련 간담회를 여러 차례 열었지만 일본 경제를 배우겠다는 간담회는 거의 없었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행사”라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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