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룰루레몬에 베팅해볼까. 아니면 미국 국채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노려볼까.”
요즘 투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인 다이어트 관련주와 미국 장기 국채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종이 나란히 출시된다. 비만치료제 등 다이어트 관련주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가장 성장성이 큰 종목군으로 꼽힌다. 미 국채는 이자 외에 금리 인하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이번에 출시되는 ETF는 이들 유망 분야에 투자하는 동시에 개별 종목이나 상품의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구조여서 벌써부터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이 ETF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선두 기업인 미국 일라이릴리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를 각각 28% 담는다. 유럽 시가총액 1위인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로 유명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세계적인 톱모델 킴 카다시안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다.
일라이릴리는 세계 헬스케어 분야에서 시가총액 1위다.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젭바운드’ 외에 7종의 추가 신약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권가에선 이 두 업체가 약 8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ETF는 이들 기업 외에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애벗 래버레토리, 화이자 등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에 분산 투자한다. 기능성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 딕스스포팅굿즈, 플래닛피트니스 등 피트니스 분야의 매출 상위 기업들도 담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실장은 “전 세계 비만 환자는 지난 50년간 세 배 이상 증가했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35년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인이 될 수 있다”며 “비만치료제 관련주는 글로벌 증시의 장기 테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ETF는 한국경제신문사가 개발한 ‘KEDI 미국 30년 국채 위클리 커버드콜30 지수’를 추종한다. 미국 장기채를 기반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매월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한다. 현물 주식의 30%를 1주일 뒤 매도하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다.
커버드콜은 상방과 하방이 일정 범위에서 막혀 있기 때문에 박스권에서 유리하다. 다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구간을 넘어 상승할 때 수익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H)는 1주일 단위 콜옵션을 전략에 활용해 단점을 보완했다. 이 ETF는 환헤지형 상품이다.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로 성과가 희석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치 상승 가능성과 당분간 높게 유지될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ETF가 출시되면서 한경이 개발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총 6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미 상장된 4종의 ETF는 순자산 규모가 1500억원 안팎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테슬라 주식을 토대로 매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지급하는 ‘KODEX 테슬라 인컴 프리미엄 채권혼합 액티브 ETF’와 미국 장기채를 기초자산으로 월배당을 주는 ‘SOL 미국30년 국채 커버드콜(합성)’은 각각 순자산 500억원을 돌파했다.
최만수/이지효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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