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인 봄이 다가오면서 축의금을 둘러싼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번에는 "난 결혼할 때 7만원어치 밥을 사줬는데 모바일청첩장만 덜렁 보낸 친구에게 축의금을 얼마 해야 하냐"는 고민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본인은 2년 전 결혼을 했고 최근에 지인이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는 A씨는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축의금 얼마가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민을 공유했다.
A씨는 "제가 결혼할 때는 한 명 한 명씩 약속을 잡아 청첩장 모임을 했다"며 "이 친구에게도 1차로 5만원 상당의 밥을 사고, 2차로 2만원 정도의 커피와 케이크까지 사줬다"고 운을 뗐다.
청첩장을 주기 위해 약 7만원어치 밥을 샀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에 결혼하는 친구는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모바일청첩장만 보내왔다고.
A씨는 "시간이 없어 청첩장 모임을 못 할 것 같다고 하는데, 나도 바쁜 와중에 한 거였다"며 "친구가 제 결혼식에 혼자 와서 10만원을 내고 갔는데, 이럴 때 저는 얼마를 내는 게 맞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 대부분은 청첩장 모임에 지출한 금액과 받은 축의금을 함께 계산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축의금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게 맞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본인은 밥을 샀는데 친구는 밥을 안 샀으니 10만원 그대로 돌려주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축의금은 받은 만큼 똑같이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본인이 사준 밥과 케이크는 본인의 마음이었지 않나. 본인의 마음마저 계산에 넣지 말라"고 했다. "신혼여행 갔다 와서 바빠서 밥을 못 사줬으니 보자고 할 수도 있지 않냐"는 반응도 있었다.
적정 축의금 논란은 매년 반복되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가장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친한 친구에게는 17만원, 친하지 않은 지인에게는 8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10월 고객 패널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축의금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은 알고 지내는 사이에는 평균 8만원을 내고, 친한 사이에는 17만원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알고 지내는 사이에는 5만원 이하 53%, 10만원 이하 44%, 20만원 이하 2%, 20만원 초과 1%로 평균 8만원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친한 사이에는 5만원 이하 3%, 10만원 이하 52%, 20만원 이하 29%, 30만원 이하 13%, 30만원 초과 3%로 답변이 나와 평균 17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축의금 준비 시 고려 사항으로는 '결혼식장 갈 때, 동반자가 있으면 축의금을 더 낸다'는 응답이 76%, '식사비가 비싼 곳이면 축의금을 더 낸다'는 응답이 61%로 동반자 여부와 결혼식장 식대가 축의금 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씨의 사연과 같이 '결혼 전에 식사 대접을 받으면 축의금을 더 낸다'고 답한 사람은 34%로 사전 식사 대접 여부가 축의금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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