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펄펄 끓는다"…미국서 잘나간다는 '뜻밖의 제품' [이미경의 옹기중기]

입력 2024-02-26 15:24   수정 2024-02-26 15:42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지난해 한국 보일러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만큼 사업다각화를 통해 내수시장 매출도 끌어올리는 '쌍끌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보일러·온수기 수출액은 4억7873만달러(약 6372억원)로, 전년(4억5609만달러) 대비 4.9%늘었다. 한국 보일러 업체들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에 맞는 상품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적극 확대한 영향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경동나비엔이다. 경동나비엔은 2017년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처음 넘었다. 이후 매년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을 늘려갔다. 작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전체 매출의 70.9%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해외사업 진출 후발주자인 귀뚜라미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사업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김학수 해외영업본부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대우전자와 경동나비엔 등에서 해외사업을 맡아온 글로벌 시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2021년 귀뚜라미에 합류한 이후에도 해외영업본부를 이끌며 북미시장 신제품 출시 등을 진두지휘했다.

양사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장 규모를 꾸준히 키워나가겠다는 전략도 함께 펼치고 있다. 귀뚜라미는 비교적 재구매주기가 짧은 제품을 내세워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채널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작년에는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귀뚜라미몰'을 열어 온돌 매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2019년부터 환기청정기 제품을 선보이며 공기질 관리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관련 제품 라인업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SK매직의 영업권을 인수해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제품군을 확대했다. 지난해 말에는 자회사인 경동에버런을 통해 후드 전문 업체인 리베첸의 자산을 인수해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한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한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일러업계는 해외시장과 내수시장을 모두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에서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선보이고 한국에서는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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