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이해관계 불일치다. 대주주와 소액주주, 전체 주주와 이사회, 납세자와 비납세자, 경영진과 금융당국 혹은 경영진과 수사당국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깔끔하게 일치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그런 복잡한 이해관계를 대체로 잘 일치시켜놓은 사회가 혁신을 통해 증시의 장기적 우상향을 이끌어온 미국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도한 상속세를 완화하면 기업인들이 마음 놓고 기업 가치를 높여 서민들이 자산 증식 기회를 얻고 국민연금도 이득을 볼 것”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민생토론회 발언은 나름 핵심을 잘 짚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 국회는 규제 제조기다. 과도한 자산 운용 관련 규제로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가격 발견 기능이 저하돼 장기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난다. 은행의 이익 창출 및 주주 환원 수준을 금융당국이 결정하는 관치, 걸핏하면 기업인을 배임으로 단죄하는 사법 만능주의도 결국 국회의 책임이다. 민간 영역까지 모두 다 정치화해놓은 탓이다.
이 모든 프레임을 벗기고 낡은 규제를 철폐하려면 동시에, 한꺼번에 해야 한다. 국회가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4·10 총선이 중요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게 왜 중요하고, 이를 위해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국회에 진입시켜야 한다. 21대 국회처럼 패거리 정치와 혐오 정치만 일삼는 이들이 또다시 국회를 채우면 국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4년 더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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