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역사를 가진 부산 사하구 신평장림산업단지가 미래 신산업 중심 산단으로의 대전환 시기를 맞았다. 국토교통부의 노후 거점 산단 경쟁력 강화사업 등 정부의 지원 사업에 지정되며 3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다. 특히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며 신규 기업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섬유와 염색, 기계부품 등 뿌리산업 중심의 대표적인 노후 산단이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며 “정책 자금과 함께 민간 투자 사업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어 전통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기업 친화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장을 맡기 전인 2015년부터 6년 동안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지역 경제계와 소통했다.
사하구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각각 노후거점산단 경쟁력강화사업지구와 스마트그린산단 지정받았다. 이에 따라 21개 사업 2946억원 규모의 예산을 거머쥘 자격을 얻었다. 이 구청장은 “산단의 특성과 기초자치단체의 필요에 따라 단위 사업을 개별적으로 선택해 예산을 얻어내는 구조”라며 “미래 신산업 생태계, 친환경 스마트 산단, 청년 중심 혁신공간 조성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21개 과제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평장림산단은 1980년 지정돼 1988년 조성이 마무리됐다. 281만5000㎡ 규모에 692개 기업이 입주했다. 자동차 부품과 조선기자재 등을 포함한 기계부품업종과 섬유·염색, 도금 등 뿌리산업과 전통 제조업이 집중된 곳이다. 이 구청장은 “국가 지원 사업과 함께 최근 사하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조성 사업이 마무리되며 민간 투자도 함께 일고 있다”며 “신평장림산단을 중심으로 18개에 달하는 지식산업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하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인 한 곳을 포함해 착공에 들어간 곳은 총 네 군데다. 건축허가 8곳 등 신평장림산단을 중심으로 18개의 지식산업센터가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 구청장은 대대적인 지식산업센터 건립이 노후 산단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센터를 중심으로 기업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인근 기계부품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ICT 융합 형태의 고부가가치 기계부품 관련 기술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지식산업센터 건립 시기를 늦추고 있는데, 최근 사하구 중심의 인프라 확충 시기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하구에 지식산업센터 건립이 집중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첫째로 가덕신공항과 교통 인프라다. 가덕신공항 건립이 확정돼 도시철도가 촘촘하게 연결될 전망이다. 도심과 가덕신공항을 연결하는 도시철도 중심축에 사하구가 자리 잡고 있다. 교통망 재편에 따른 재개발과 재건축 등이 주거 환경이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다대포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해양관광 복합문화도시 사업이 추진된다.
다대포 앞 해상에는 고정식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된다. 총 48기 규모의 풍력단지 조성을 검토 중이다. 이 구청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산업단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심야에 남는 전기를 끌어모아 그린수소 발전 경제성 확보를 위한 트랙 레코드를 만드는 방안을 현재 동아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풍향과 풍속, 얕은 수심 등 다대포 앞바다의 풍력 발전 단지의 경제성은 상당히 높다는 게 이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주민과 어촌계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하구 일대 개발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교통, 주거, 인재, 문화·레저, 안정적 전력망 등 기업 유치를 위한 모든 요소가 사하구에 모였다”며 “일본 관서 지방과 중국 등 부산 경제계가 갖춘 해외 연결망을 노후 산단 개조 사업을 통해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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