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 지키고 투자는 늘려서 ‘기업 하기 좋은 광주’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59)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경제는 심리적 측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여주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며 “행정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는 재정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올초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영자총협회 등 지역 경제계의 신년 인사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혈혈단신’ 인사치레로 간 것이 아니라 실무 국장단을 대동한 채 경제인들과 만났고 특별강연에도 나섰다. “연초에 다 같이 기운과 기세를 모아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이 필요했다”는 게 강 시장의 설명이다.
▷작년 광주 경제계엔 위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대유위니아의 임금체불과 납품 대금 미지급으로 지역 협력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부닥쳤는데요. 결과적으로 기업 지키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합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위니아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고 협력 업체 중 부도가 난 곳도 없습니다. 기아의 한 협력 업체에서 근로자가 사망해 기아 오토랜드 광주마저 가동을 멈춘 적이 있습니다. 이 역시 광주시가 노동청 등과 현장 조사 등을 빨리 끝내고 2.5일 만에 문제를 해결해 기아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위기 극복과 함께 광주시의 목표인 앵커기업 5개, 혁신기업 200개 유치에도 역량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미래 차 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궁금합니다.
“미래 차 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광주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원래 산단이 분양까지 하려면 10여 년이 걸리는데요. 광주시는 기간을 최대한 압축해서 5년 안에 기업 유치까지 도전하려 합니다. 미래 차 산단을 주변 산단과 묶어 자동차 관련 선순환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게 앞으로의 할 일입니다. 진곡산단에서 생산한 자동차 부품을 빛그린산단에서 인증하고 미래 차 산단에서 실증하는 방식입니다. 미래 차 산단에는 실증 전용 단지를 육성하겠습니다. 미래 차 산단답게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과 산단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 연결하고 산단 도로망에는 자율주행 순환 셔틀을 설치해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습니다.”
▷국가 인공지능(AI) 집적단지 2단계 사업 현황은 어떻습니까.
“최근 국가 AI 집적단지 2단계 기획보고서 1차를 완성했습니다. 지방시대위원회와 공청회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2단계 사업을 시작하면 광주시는 진정한 ‘AI 실증도시 광주’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사업으로 조성된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올해 1000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단계 사업은 광주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AI 데이터센터가 광주에 들어선 이상 다른 지역에서는 하기 어렵습니다. 광주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창업·실증동을 짓고 있습니다. 연말엔 국내 유일의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도 완공됩니다. 이 시스템은 도로 상황을 실물에 가깝게 재현한 가상의 공간에서 모의 자율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AI 산업의 집적화는 광주에서만 가능한 일이 될 것입니다.”
▷복합쇼핑몰 3종 세트 진행 상황도 궁금합니다.
“광주신세계 확장과 더현대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의 입점은 단순한 쇼핑몰 건립이 아니라 대기업 투자유치 사업입니다. 광주시는 이를 기회로 여겨 도시 이용인구 3000만 명 시대를 열고 지역 발전의 지렛대로 삼겠습니다. 3개 기업이 4조원대 투자를 현실화하면 직간접 고용만 10만 명에 이릅니다. 가장 어려운 고비들을 지나 사업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는 객실 300실 이상을 갖춘 특급호텔을 기반으로 숙박·문화에 포인트를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어등산 관광단지에 지을 그랜드 스타필드는 관광형 쇼핑 공간이 될 것입니다. 광주신세계는 기존 백화점 대비 네 배 규모로 확장될 예정인데요. 신세계·금호그룹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터미널 일대를 광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조성하겠습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 및 주변 일대 교통 대책 수립을 다음 단계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이 호평받았습니다.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정책은 광주에서 시작해 보건복지부의 정책을 바꾼 사례입니다. ‘광주의 정책이 대한민국의 표준으로 갑니다’라는 약속을 시민과 한 적이 있는데 이를 지킨 거죠. 지난해 아이들을 위한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필요성에 대해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작년 9월 전국 첫 365일 24시간 소아·청소년 전문 진료가 가능한 달빛 어린이병원이 문을 열었고, 운영한 지 3개월 만에 8000명의 어린이가 이용해 시민들에게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변화를 체감시켜 드렸습니다. 어린이 안심 의료 체계 구축에도 성공했고요. 전남과 전북, 충북, 울산도 달빛 어린이병원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습니다. 광주시는 앞으로 소아·청소년 인구가 많은 북구와 광산구에 두 곳을 추가 지정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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