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127조원을 벌어들였다. 운용수익률은 13.59%로 역대 최고였다. 해외 투자 수익이 7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 10곳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올해 제1차 회의를 열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03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988년 설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연말 기준 1000조원을 넘어섰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세계 투자환경은 지정학적 위험과 큰 변동성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 등으로 기금적립금 1000조원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자산 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운용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 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은 127조원이다. 2022년 사상 최악의 성적표인 -8.22%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기록하며 79조6000억원의 운용손실을 본 지 1년 만에 이를 완전히 복구했다. 기금 수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설립된 1988년부터 투자를 통해 조성된 누적 운용수익금은 578조원인데, 이 중 22%를 지난해 벌어들인 셈이다.
기금 운용 수익금 127조원 중 해외 투자 수익금은 약 73조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15조1000억원) 기아(11조6000억원) 삼성전자(6조5000억원) 등 수출 상위 10개 대기업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합산 금액(50조3100억원)을 웃돌았다.
해외에서 상당한 수익을 낸 배경으로는 해외 증시 호조가 꼽힌다. 세계 주요국 증시를 포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세계지수(MSCI ACWI, 한국 제외)는 지난해 22.6%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에서 60조원을 벌어들였다. 국민연금은 1000조원 시대에 맞게 운용체계를 개편해나갈 계획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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