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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시흥시 정왕동 시화산업단지에 자리한 태림페이퍼 연구개발(R&D)센터. 겉보기에는 박스를 만드는 일반 공장과 다를 바 없는 이곳에선 매일 골판지와 박스 포장 실험이 진행중이다. ‘태림페이퍼 기술연구소’라고 적힌 40여평의 실험실에 들어서니 꽃샘 추위도 잠시 잊었다. 종이는 온·습도에 따라 물성이 달라져서 정밀한 실험을 위해서는 23도, 습도 50%를 늘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험실에는 골판지의 성질을 분석하는 장비부터 상자의 압축강도를 측정하는 기계에 이르기까지 40여종의 각종 기기가 놓여 있었다. 이곳은 국내 골판지 및 박스 포장 생산량 1위 태림페이퍼 연구원 11명이 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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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보냉 종이상자 ‘테코 박스’는 R&D의 산물이다. 최근 태림포장이 냉장육 보관 시험을 한 결과 테코박스는 21시간 동안 10℃ 이하를 기록해 안정적인 냉장 시간을 유지했다. 스티로폼 상자가 같은 조건에서 기록한 21시간 20분 냉장시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경제성도 탁월하다. 스티로폼 상자를 5만개씩 5t급 화물차로 운송할 경우 스티로폼 상자는 화물차 38대가 필요한 반면 테코박스는 26대면 가능하다. 그 덕분에 택배·포장재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도 손을 잡는 등 사업 영역이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태림포장의 물류 운영을 담당하고, 태림포장은 CJ대한통운에 포장재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태림페이퍼는 지난해 국내 최대 신문용지 제조사인 전주페이퍼를 인수했다. R&D센터에서는 양사가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키울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이 소장은 “골판지에 기둥 역할을 하는 골심지를 국내에서 가장 낮은 무게로 생산하는 회사가 전주페이퍼”라며 “어느 공장에서 얼마나 생산할 지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시흥=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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